급성 독성 및 기타 실질성 간질환

급성 간부전 및 실질성 간질환

항목 내용
주요 증상 구토, 기력저하, 황달, 출혈 경향, 간성뇌증(발작, 침흘림 등)
원인 -
치료 수액 요법, 간성뇌증 관리, 항산화제 및 간보호제(NAC, SAMe 등), 원인별 특이 치료
예방 -
🚨 응급 상황

급성 간부전(ALF)은 급격한 간세포 괴사와 기능 상실을 동반하는 위급한 상태입니다. 특히 간성뇌증(발작, 의식 저하)이나 자발적 출혈이 관찰될 경우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합니다.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ALF)급성 간손상(Acute Liver Injury, ALI)은 독성 물질, 감염, 대사성 원인 등에 의해 간 실질에 급격한 손상이 발생하는 임상 증후군입니다.

사람 의학에서 ALF는 기존 간 질환이 없는 환자에서 응고병증과 간성뇌증(HE)이 동반된 심각한 간 기능 저하로 정의되지만, 수의학(개와 고양이)에서는 급성 간세포 손상의 임상 증상과 함께 고빌리루빈혈증 및 응고병증(Prothrombin time [PT]가 정상 상한치의 1.5배 이상 연장)이 확인될 때 진단합니다. 개와 고양이에서는 초기 간성뇌증의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진단 기준에 뇌증 유무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습니다.

한국 임상 환경에서는 자일리톨, 아세트아미노펜 등의 중독이나 렙토스피라증 감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적절한 초기 대응이 예후를 결정짓습니다.

병태생리

급성 간부전은 간 재생 능력을 압도하는 갑작스러운 대량의 간세포 괴사 또는 세포자멸사(apoptosis)로 인해 발생합니다.

  • 전신 염증 반응: 파괴된 간세포에서 물질이 방출되면 쿠퍼 세포와 단핵구가 활성화되어 염증 매개물질(TNF-α, IL-6, IL-1β)을 생성하고, 이는 전신염증반응증후군(SIRS)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면역 마비: 보상적으로 분비되는 항염증 사이토카인(IL-4, IL-10)은 선천 면역을 억제하여 감염과 패혈증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 다장기 부전: 간 기능 상실은 급성 신손상(AKI), 파종성 혈관내 응고(DIC),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ARDS) 등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간성뇌증과 뇌부종

간성뇌증(HE)은 간부전 환자의 약 57%에서 보고됩니다. 고암모니아혈증과 전신 염증이 뇌혈관 장벽(BBB)의 투과성을 변화시키고 신경염증을 유발하여 발생합니다. 심각한 경우 뇌부종과 두개내압 항진(ICH)으로 진행되어 뇌 탈출(herniation)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원인 (Etiology)

개와 고양이에서 급성 간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약 63%의 경우 특발성(원인 불명)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1. 독성 (Toxic)

한국의 주거 환경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약물 및 환경 독소가 포함됩니다.

2. 감염성 (Infectious)

3. 기타

  • 종양: 림프종, 조직구 육종, 간세포 암종 등.
  • 허혈: 외상, 열사병(Heatstroke), 수술 중 저혈압.
  • 대사성: 고양이 지방간(Hepatic Lipidosis), 구리 축적병.

임상 증상

초기 증상은 비특이적일 수 있습니다.

  • 소화기: 구토, 설사(혈변, 흑변), 식욕 부진.
  • 전신: 기력 저하, 다음/다뇨(PU/PD), 복통.
  • 간부전 특이 증상:
    • 황달 (피부, 공막, 점막의 노란 변색)
    • 출혈 경향 (점상 출혈, 반상 출혈, 위장관 출혈)
    • 복수 (알부민 저하 또는 문맥 고혈압)
    • 간성뇌증: 멘탈 저하, 서클링, 헤드 프레싱, 침 흘림, 시력 소실, 발작, 혼수.

진단

혈액화학검사

  • ALT (Alanine Transferase): 간세포 손상 시 24-48시간 내에 100배 이상까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습니다.
    • 반감기: 개 약 40-61시간, 고양이 약 3.5시간. 반감기 내에 수치가 50% 이상 감소하면 회복을 시사하는 긍정적 지표입니다.
    • 주의: 말기 간부전에서는 간 실질이 고갈되어 ALT가 오히려 낮거나 정상일 수 있습니다.
  • AST: 간 외에도 근육 손상 시 상승할 수 있어 특이도가 ALT보다 낮습니다.
  • ALP/GGT: 담즙 정체 시 상승합니다.
  • 기능 지표: BUN, 알부민, 콜레스테롤, 포도당의 감소는 간 기능 저하를 시사합니다. 저혈당은 예후가 나쁠 수 있습니다.
  • 빌리루빈: 간세포 기능 부전 및 담즙 정체로 인해 상승합니다.

혈구검사 (CBC)

  • 혈소판 감소증: ALF 환견의 최대 92%에서 보고될 정도로 흔하며, DIC나 비장 격리 등이 원인입니다.
  • 빈혈: 위장관 출혈이나 용혈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응고계 검사

  • PT/APTT: 응고 인자(II, VII, IX, X 등)의 생산 감소 또는 소비(DIC)로 인해 연장됩니다. PT 연장은 ALF 진단 기준 중 하나입니다.
  • TEG (Thromboelastography): 전반적인 지혈 상태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며, 일반 응고 검사보다 출혈 위험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영상 진단

  • 복부 초음파: 간의 크기(소간증 또는 간비대), 에코 변화, 복수, 담낭 상태를 평가합니다. 렙토스피라 감염 시 신장 피질 에코 상승이나 신우 확장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주요 원인별 특징 및 관리

1.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 중독

사람용 진통제로 흔히 사용되나 동물에게는 치명적입니다.

  • 독성 용량: 개는 100 mg/kg 이상 섭취 시 간독성, 200 mg/kg 이상 시 메트헤모글로빈혈증 발생. 고양이는 매우 소량으로도 치명적입니다.
  • 기전: 독성 대사체인 NAPQI가 생성되어 간세포 괴사와 적혈구 산화 손상을 유발합니다.
  • 치료:
    • N-acetylcysteine (NAC): 섭취 후 48시간 이내 투여 시 효과적.
    • SAMe: 항산화 효과.
    • Ascorbic acid (비타민 C): 메트헤모글로빈혈증 시 30 mg/kg SC/IV q6-8h.

2. 자일리톨 (Xylitol) 중독

개에서 인슐린 분비를 급격히 자극하여 저혈당을 유발하고, 이후 간 괴사를 일으킵니다.

  • 독성: 100 mg/kg 이상 섭취 시 저혈당 발생. 간독성은 섭취 9-72시간 후 나타날 수 있으며 용량과 비례하지 않는 특이 체질성 반응일 수 있습니다.
  • 관리: 섭취 직후 구토 유발(증상 없을 시). 저혈당 예방을 위해 포도당 수액 공급 및 간 보호제 투여.

3. 약물 유발 간손상 (DILI)

  • Lomustine (CCNU): 개에서 치료 용량에서도 약 3-6%는 임상적 간독성을 보이며, 효소 수치 상승은 86%까지 보고됩니다. 간독성 예방을 위해 SAMe와 Silymarin 병용이 권장됩니다.
  • Diazepam (고양이): 경구 투여 시 4-11일 내에 급성 간괴사를 유발하는 특이 체질성 독성이 보고되었습니다(사망률 높음).
  • Carprofen: 주로 투여 첫 달 내에 특이 체질성 간세포 괴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Potentiated Sulfonamides: 도베르만 등 특정 견종에서 과민반응과 함께 간독성(담즙 정체, 괴사)을 유발하며, 투여 시작 5-36일(평균 12일) 내 발생합니다.

4. 렙토스피라증 (Leptospirosis)

  • 특징: 간과 신장을 동시에 공격하여 고빌리루빈혈증, ALP 상승, 질소혈증(Azotemia)을 유발합니다.
  • 치료: 급성기에는 Ampicillin 등을 사용하다가, 보균 상태 제거를 위해 Doxycycline 10 mg/kg PO q24h를 2주간 투여합니다.

치료 (Treatment)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가 핵심입니다.

1. 수액 요법 및 전해질 교정

  • 관류 개선 및 탈수 교정이 필수적입니다.
  • 수액 선택: 젖산(Lactate) 대사 능력이 저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LRS보다는 0.9% NaCl이 선호됩니다. 저혈당이 있는 경우 Dextrose를 첨가합니다.
  • 저칼륨혈증은 신장의 암모니아 생성을 자극하여 HE를 악화시키므로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2. 간성뇌증 (HE) 관리

  • Lactulose: 장내 pH를 낮추어 암모니아 흡수를 줄이고 배설을 촉진합니다. 경구 투여 또는 관장으로 적용합니다.
  • 항생제: 장내 암모니아 생성 세균을 억제합니다.
    • Amoxicillin: 10-15 mg/kg IV/PO q8-12h.
    • Metronidazole: 간 대사를 고려하여 감량된 용량인 7.5 mg/kg PO q12h 사용.
  • 뇌부종 관리: 머리를 30도 정도 높이고, 두개내압 감소를 위해 Mannitol (0.5-1 g/kg IV, 20분에 걸쳐 투여)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발작 시 Propofol이나 Levetiracetam을 사용합니다.

3. 항산화제 및 간보호제

  • N-acetylcysteine (NAC): 글루타치온(GSH) 전구체로 활성산소 억제 및 미세순환 개선.
    • 용량: 140 mg/kg IV (초기 부하), 이후 70 mg/kg IV q6-8h.
  • Ursodeoxycholic acid (UDCA): 담즙 분비 촉진, 세포 보호.
    • 용량: 10-15 mg/kg PO q24h.
  • Silymarin: 밀크씨슬 추출물, 항산화 및 항섬유화 효과.
    • 용량: 10 mg/kg PO q24h.
  • SAMe: 글루타치온 농도 유지.
    • 용량: 20 mg/kg PO q24h.
  • Vitamin E: 세포막의 지질 과산화 억제.
    • 용량: 10-15 U/kg PO q24h.

4. 응고 장애 관리

  • 예방적 수혈은 권장되지 않으나, 간 생검 등 침습적 시술 전이나 활동성 출혈이 있을 경우 신선동결혈장(FFP, 5-15 mL/kg)을 투여합니다.
  • 담즙 정체로 인한 비타민 K 흡수 장애 시 Vitamin K1 (0.5-1.5 mg/kg IM/SC q12h, 3일간)을 투여합니다.

예후 (Prognosis)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급성기를 넘기면 완전 회복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ALF로 진행된 경우 예후는 조심스럽습니다(한 연구에서 생존율 14.3% 보고).

  • 부정적 예후 인자: 고젖산혈증(Hyperlactatemia), 고빌리루빈혈증, 응고 시간 연장, 저알부민혈증, 저혈당, 복수 발생, 고인산혈증.
  • 긍정적 예후 인자: 입원 초기 며칠 내에 ALT 수치가 반감기(약 2.5일)에 맞춰 50% 이상 빠르게 감소하는 경우.

자주 묻는 질문 (FAQ)

Q: 우리 강아지가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A: 절대 괜찮지 않습니다. 개에서 체중 1kg당 100mg 이상 섭취 시 심각한 간 손상을 유발하며, 고양이는 훨씬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입니다. 섭취 즉시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구토 유발 및 해독제(NAC) 처치를 받아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자일리톨 껌을 한 개 먹었는데 위험한가요?
A: 자일리톨은 개에게 저혈당과 급성 간괴사를 유발하는 강력한 독성 물질입니다. 체중 1kg당 100mg 이상이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간 독성은 용량과 무관하게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소량이라도 섭취가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Q: 간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간부전인가요?
A: 아닙니다. 간 효소 수치(ALT, AST 등)의 상승은 '간세포가 손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간이 기능을 잃었다는(부전) 뜻은 아닙니다. 간부전은 황달, 혈액 응고 장애, 알부민/혈당 감소 등 간의 기능적 지표가 함께 나빠졌을 때 진단합니다.

Q: 급성 간부전은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간은 재생 능력이 매우 뛰어난 장기입니다. 급성기(가장 위험한 시기) 동안 적절한 수액 처치, 항산화제 투여, 합병증 관리 등을 통해 환자가 생존한다면, 간 기능이 정상으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다만 원인과 초기 손상 정도에 따라 예후는 달라집니다.